
오래 전 프랑스에서 살 때의 기억이 가끔씩 떠오를 때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파리 시내에서 자동차를 몰던 어느 날 신호등 앞에 멈추어 서있을 때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었다.
내가 멋진 음악을 즐기는 사람임을 행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본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니 오히려 그런 본능을 드러내는 것이 삶의 동력이기도 하다.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자신의 존재를 더 많이 알리고 싶어한다.
정치나 연예계의 초보자는 길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봐 주는 이가 있을 때 행복해 하며 자아도취 증상에 점점 빠져든다.
하지만 그렇게 얼굴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면 그것이 족쇄가 되어 언제든지 그들을 파멸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런 본능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그런 본능은 삶에 강력한 모티브가 되어 그들이 활기차게 살아나가도록 하지만 동시에 언제든지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 수 있다.
나 역시도 일상생활 속에서 그런 본능을 드러내곤 한다.
그리곤 이내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후회한다.
사람이 자신의 지식이나 능력을 과시하고 싶고 남보다 자신이 더 나은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은 본능에서 벗어나는 것은 죽을 때까지 거의 불가능한 듯하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처를 입으면 견디기 힘들어 하며 타인과 갈등을 일으키고 분노하며 더 나아가 정신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타인에게 권하고 싶고 자신의 취향에 비해 이질적인 타인의 취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로보는 경향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외국인이나 타인종에 대한 차별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자존심, 과시욕, 독선 그리고 남보다 잘나고 싶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때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마음의 평화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매혹적인 욕망의 꽃들로 가득한 산들을 앞다투며 오르려 한다.
하지만 그런 욕망의 산들 뒤로 높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장대하게 솟아있는 또 다른 산이 있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눈엔 보이지 않는다.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이에게만 보이는 그 거대한 산의 정상에 서노라면 평생 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삶의 지평이 펼쳐진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MBTI의 중요성에 대하여 (0) | 2024.02.12 |
|---|---|
| 총선을 앞두고 (0) | 2024.02.09 |
| 윤석열과 김건희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1) | 2023.12.20 |
| 욕망 (2) | 2023.12.20 |
| 세상을 대하는 법 (0) | 2022.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