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부처의 입장

heesoofr 2024. 3. 16. 07:16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니라 평범한 검사였고 자신의 자식이 거기서 죽었다고 가정해 보자.
윤석열은 기어이 참사의 원인을 밝혀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를 갈지도 모른다.
그럴 때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그를 정의로운 검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단식투쟁하던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투쟁’이라며 먹방을 벌였던 극우 지지자들도 자신의 가족이 그런 사고를 당했다면 분노하며 단식을 했을 것이다.

대다수 국민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 입장을 달리하기 마련이다.
물론, 자신의 가족이 그런 희생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희생자의 편에 서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혹시나 자신의 가족이 그런 일을 당했을 수도 있다며 감정이입을 해보니 분노가 치밀어 그렇게 동조하는것이다.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때 해탈한 부처가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정부와 희생자 가족 중 어느 편에 섰을까?

그는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았을 것이다.
중립을 지켰을 거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편을 든다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편을 들기 위해서는 둘 중 누가 옳은가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며 그런 기준이 있으려면 그것을 판단하는 '나'가 있어야 하는데 부처에겐 '나'가 없기 때문에 어느 편도 들지 않는 것이다.

부처에겐 누가 옳고 그름이라는 판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판단은 어리석은 중생들의 이기적인 태도를 전제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모순  (1) 2024.03.31
본능에 대하여  (0) 2024.03.21
이기적인 인간들  (1) 2024.03.06
진정한 지도자  (0) 2024.03.01
태양계  (1) 2024.02.28